가냘프고 고운 국화사이로 수(壽)와 복(福)자가 각기 다른 모양으로 놓여있다. 문자는 일정한 격식과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이미 이 문자 자체는 획에 힘이 들어간 글자가 아닌 그림처럼 표현되어 있다. 문자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형태로 표현되어 있어 그림인 듯 글자인 듯 흥미롭다. 문자는 사각 틀을 유지하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고 개성이 넘친다. 또한 어느 하나 똑같은 글자가 없다. 백수백복도를 보면 문자인 수(壽)와 복(福)자가 먼저 읽히는 게 아니라 이미지로 먼저 인식된다. 그 후에 그림의 형태를 한 문자가 보이고 나중에야 문자의 뜻을 알아보게 된다. 이미 백수백복도의 문자 자체가 그림처럼 보이지만 여기에 하늘하늘하게 흐르는 국화가 글자를 스치듯 지나니 한층 더 자연스럽게 감싸 안아 생동감 있게 다가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