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보면 가을을 담은 색 같다. 감이 익을 때가 되면 가을이 깊어 가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어렸을 때 감을 먹어 보기만 했지만, 따 본 것은 고3이 끝날 무렵이다. 강원도에서 아빠가 전화가 왔다. 감 따러 오라고------. 감나무를 샀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감나무를 산 것이 아니라 나무에 있는 감을 샀다고 했다. 그 감나무는 키가 크고 감이 제법 많이 열렸다. 감을 따려면 도구가 필요하다. 긴 막대기 끝이 갈라져 있어서 그 부분에 감 꼭지 있는 가지를 끼워 놓고 약간 비틀면 딸 수 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목이 뻐근해졌다. 높은 나무의 감을 따기 위해서는 고개를 쳐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빠 보고 쓸데없이 감나무를 사 가지고 고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