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과 미인도
연꽃은 수련과다. 연꽃은 물과 함께 하는 식물이라 한 여름에 이것을 보면 더위를 잊게 한다. 예전에 연꽃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것을 집에 장식으로 꽂아 놓았다. 그런데 연못에서 봤을 때보다 예쁘지가 않았다. 화병에 꽂은 연꽃은 연잎의 많이 없어서 연꽃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연잎의 초록은 싱그러움을 준다. 그리고 연꽃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아름다움만 있으면 아름다움이 덜하니 미와 추함이 같이 있어야 더 아름답다.
어릴 적에 나는 키가 크고 예쁘게 생긴 친구에게 부러움을 갖고 있었다. 저 친구는 어떤 일을 하든지 용서가 되었다. 예쁘니까 말이다. 세월이 흐르니 예전에 보아왔던 시각과 지금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지금은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은 금방 싫증을 느낀다. 비록 약간은 어설프고 부족하다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향기를 풍기고 고고한 자태의 외모가 나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연꽃이 아름다운 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큰 잎에 비해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숱한 생명들에게 그늘을 만들고 열매를 내어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름다움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연꽃을 보면 20대의 화려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40대의 노련하고 고고한 매력을 느낀다. 연꽃의 큰 눈망울에서는 인생의 깊이가 보이고, 넓은 연잎 같은 품에는 세상을 향한 사랑이 담겨있다. 마치 한 폭의 미인도를 보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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