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 신현경 작가의 문자도가 특히 내게 반가운 것은 그 속에 있는 작품들이 누구보다도 눈에 익기 때문일 것이다. 그 문자들은 훈민정음 예의본, 해례본, 언해본부터 시작해 소악언해,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등 고등학교를 거쳐 간 일반인이라면 걔 중에 하나쯤은 배워 보았을 작품이지만, 전공과 업으로 삼은 내게는 남보다 깊게 배웠고 관심 있게 보아왔기에 남다르지 않을 수가 없다. 신현경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한글 문자도의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문자 자체가 지닌 의미를 어떻게 조율해 감상해야 할지가 내겐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신현경 작가의 그림을 바라보면서 문자가 가진 의미를 어느 정도까지 부여해야 하는 것일까. 구양수나 안진경체의 한자에 익숙한 우리에게 전서체로 이루어진 작가의 ‘수복’ 문자도는 해석을 어렵..